언어의 누룩은 시
- nyskc univ
-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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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9월 18일

술을 만들 때
모든 것이 다 있어도
이것 없으면
안되는 것
꼭 필요한 것이지
먼저 누룩이 있어야
다른 것들도 맛있게 만들지
곰팡이가 슬어서
서서히
부글부글 괴어
한 맛으로
녹아 들어
마시면
기분 좋은 것이
되네
세상은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냐
나쁜 것이지
써먹기 나름이지
곰팡이도 이렇게 쓰면
술에는 필요한 것이 되는 거지
누룩이 되려면
얼마나 힘든지 알아
삼칠 일이 걸려 만들어진
누룩 곰팡이는
최고 품이지
다 누룩이 되는 것 아냐
갈리고
밟히기도 해
잘 띄운 다음
말리고 곱게 갈지
이렇게 만들어진 누룩이
다른 것들을
발효 시키는 거야
하나로
만드는 거지
시(詩)가 그런 것
먼저 자기가 밟히고
곰팡이로 슬어서
힘든 세상을
맛있게 만드는 것
밥 속에 녹아
술도 되고
예술도 되는,
언어(言語)의 누룩 같은
시가 되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