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밤(3)
- nyskc univ
- 8월 12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8월 17일

더위 먹은 벌레
시원한 밤을
아무도 모르게
갉아 먹는다
어둠은 얇아지고
삭망 지나는 동안
낮은 한 발이나
짧아젔다
바람은 문밖에서
별과 소통하고
사람들은 도시로
기어들어 온다
광택 없는 동공에
여름 밤의
격정을
담고 있다
더러는
Police line 에 자빠지고
풋내기 주정꾼이
길을 헤맨다
지친 밤이 인내를 투척하고
기진 할 무렵
소나기 한줄기
남은 으스름도 앗아간다
번잡한 것 다 벗은 새벽
하나 둘 별을 보내고
유성의 과정을
챙겨본다
세상 풍진이
다 묻어있고
생이 까맣게
타버린 다비였구나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밤
나야 밤을 모르니
그만이지마는
다 벗은 밤
살얼음처럼
깊이도 없이
얇은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