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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토막

  • 2021년 3월 3일
  • 1분 분량

활활 뜨겁게

눈부시게 타다가

도중에

꺼져버린

큼지막한 나무토막

뒷맛이

짐찜하고

어쩐지 꼴불견입니다

그을려서

시커먹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무토막

처음 사랑을 버린

에배소처럼

성령의 불이 꺼진

교회같습니다

몸집은 작지만

아주 조그맣지만

온몸

남김없이 타서

하얀 재가 된

나무토막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 같습니다

한순간의

완전한

불꽃의 생

왠지

귀하고

아름답고

숭고하며

거룩해 보입니다

 
 
주님 품에 안기리

시냇물 졸졸 흘러 강물 되고 강물 흘러 흘러서 바다에 닿듯. 햇살 좋은 날 반짝이는 시냇물 같은 기쁨도 가슴속 유유히 흐르는 강물 같은 슬픔도 이윽고 모든 것 포용하는 고요한 바다의 품에 안기리니. 주님 품에 안기리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리 삶의 어떠한 기쁨 생의 크나큰 슬픔 앞에서도 촐랑대지 않고 멈추어 서지 않고 쉼 없이 흐르리 흘러서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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