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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먼 길도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황소처럼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넓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저 구름처럼

꾸물꾸물

제 갈 길을 가는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담벼락을 오르는

담쟁이처럼

일 년에

단 하나의 나이테를 만드는

나무처럼

초침과 분침에게

시치미 떼고 제 속도로 살아가는

시침(時針)처럼

느리게

느리게

어느덧 30주년을 맞이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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