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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클랏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이라는 프랑스의 단편 소설가의 작품 중에 『진주 목걸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마틸드’라는 여인이다. 그녀는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서 한 하급 관리와 결혼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무도회의 초청장을 가져오게 되었다. 생애 최초로 무도회에 가게 된 마틸드는 너무나도 기뻐했지만, 기쁨도 잠시 막상 무도회에 가려니 입고 갈 옷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그녀는 남편이 애써 저축한 돈을 다 찾아 화려한 옷을 사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부자 친구를 찾아가 진주 목걸이까지 빌려오게 되었다. 그렇게 무도회에 참여하였고 마틸드는 그 무도회에서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이 한 몸에 쏟아졌다. 하지만 자정이 지나 집으로 돌아온 마틸드는 그만 너무나도 놀라 소리를 지르게 되었다. 빌려온 진주 목걸이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마틸드는 목걸이 값을 장만하기 위해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목걸이의 값은 모자랐고, 끝내 큰 빚까지 지고서야 목걸이를 살 수 있었고 그렇게 진주 목걸이는 부자 친구에게 되돌려 졌다. 그로부터 10년간 이들 부부는 빚을 갚기 위해 온갖 고생을 다하게 되었다. 그래서 거의 10년 만에 모든 빚을 갚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러던 중 우연히 산책길에서 예전에 목걸이를 빌려주었던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친구는 너무나도 초췌하게 변해버린 마틸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묻는 친구에게 마틸드는 마지못해 10년 전 빌렸던 진주 목걸이의 값을 치르느라고 이렇게 되었노라고 고백하였다. 그 말을 들은 친구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얼굴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아! 가엾은 마틸드, 왜 진작 그 이야기를 내게 해 주지 않았어.... 그 목걸이는 가짜였는데.... 몇 프랑 안 되는 싸구려 장신구였단 말이야.....” 친구의 말을 들은 그녀는 그만 그 자리에 엎드려 와락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마틸드는 엉뚱한 것에 사로잡혀 스스로 자신을 괴롭게 만드는 현대인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없으면 큰일 날 줄 알지만, 그래서 그것에 목매고 집착하지만 사실 그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없어도 되는 것, 그리 필요하지도 않은 것에 집착해서 끝내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꼬집고 있는 소설이라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그녀의 인생을 그토록 힘들게 만들고 망가뜨린 것은 무엇인가? 진주 목걸이를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아니면 원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남편이 부자가 아니기 때문인가? 아니다. 그녀를 힘들게 만들고 괴롭힌 것은 바깥의 조건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그녀는 가지 않아도 될 무도회에 집착하고, 입지 않아도 될 의상에 집착하고, 걸지 않아도 될 목걸이에 집착해서는 끝내 자기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가 버린 것이다. 그 모든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남의 눈에 비치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었을 뿐이었다. 또한 목걸이를 잃어버렸으면 잃어버렸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될 것인데, 그렇게 말할 수 없었던 그녀의 자존심, 아니 그것은 오히려 열등감이라고 불려야 마땅한 것인데, 그 열등감의 정체는 필요하지도 않은 것에 욕심을 내다가 다시 그 욕심에 사로잡히고 마는 그녀 자신의 집착이었던 것이다. 정말로 괴로운 건, 갖고 싶어 하는 그것이 지금 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갖고 싶어 하는 그 마음 자체이다. 그것을 가리켜 욕심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것 무언가 부족한 것, 예컨대 재산이니 지식이니 명예니 건강이니 외모니 하는 그런 외적인 것들이 아니라 정말은 욕심이라고 하는 내적인 것이다. 욕심이야말로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주범이다. 욕심이 없으면 인생은 행복하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욕심에 집착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그 인생은 철저하게 망가지고 부서지고 만다. 그런데 욕심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욕심에 사로잡혀 살면서도 그것이 욕심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다. 진주 목걸이에 집착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몰랐던 마틸드처럼 인생의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 살면서도 그것이 욕망과 욕심이 가져다주는 환영과 환상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 말이다. 욕심은 때로 그 모습을 바꿔 두려움으로 나타난다. 또 때로는 염려와 걱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이번 일이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만약 이번 시험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밖에도 수없이 많은 염려와 걱정, 두려움과 공포가 마틸드의 가짜 진주 목걸이처럼 우리의 인생을 얽어매고 힘들게 하며 괴롭히는 것이다. 실패하면 하는 거지. 떨어지면 떨어지는 거지. 그런다고 달라질게 뭐 있나 말이다. 여전히 태양은 떠오르고 사계절은 순환하며 물은 달고 밥은 맛있지 않은가 말이다. 삶은 성공한 사람들만의 것도 아니고 행복은 결코 성적 순도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에 집착하는 그것, 그것이 삶을 망치는 주범인데 그 사실을 모르고 계속 자신을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집착의 끈으로 얽어매는 그것, 그것이 정말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광야는 정말 살기 힘든 곳이었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 쬐이고 밤이면 차가운 영하의 날씨로 얼어붙는 그런 곳이었다. 얼마나 메마른지 풀 한포기도 자랄 수 없는 곳, 그저 바람과 먼지만이 휘날리는 죽음의 땅, 높고 높은 산들이 가로막혀 있는 그런 곳이 광야였다. 바로 그 메마른 광야를 여행하고 있다. 그렇게 힘든 여행을 하는 이유는 예루살렘 성전을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의 제목은 ‘성전을 올라가는 노래’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먼 곳에서 순례의 길을 떠난 사람인 모양이다. 게다가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더구나 시인이 가야할 길에는 높고 높은 산들이 가로막혀 있다. 이스라엘의 산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산이 아니다. 사도바울이 넘어 다녔던 타우르스 산맥에는 해발 9,000ft 가 넘는 산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모세가 10계명을 받았던 시내산의 높이 역시 6,900ft 미터에 달하는데 그 주변의 산들은 대부분 시내산 보다 훨씬 넘는 산들로 구성되어 있다. 요단강의 근원이 되는 헐몬산은 4,400 미터가 넘는 산이다. 광야는 험난하다.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제대로 없으면서도 높다. 그런 산들을 넘어 예루살렘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의 첫 구절은 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작한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여기서 말하는 산(헤하림, ההרים)은 복수형으로 되어 있다. 즉 그냥 산 하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산들이 겹쳐 있는 ‘산들’을 말하는 것이다. 넘어야 할 그 많은 산들을 바라보면서 시인은 온 몸에 힘이 쫙 빠진다. 그 많은 산들을 바라보면서 저걸 어떻게 넘나, 누가 나를 도와 저 산을 넘게 하려나.... 그래서 말하는 것이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시편 121편에 등장하는 자연은 모두가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 것의 상징이다. 낮의 해도, 밤의 달도 다 힘겹고 괴로운 환난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그렇다. 광야에서 만나는 모든 것은 힘겹고 두려운 것들뿐이다. 그래서 힘겨워하면서 괴로워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다시 고쳐먹는다. 그의 눈이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을 넘어 그 산들을 조성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산은 저 혼자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는 그 산을 거기에 만드신 하나님이 계신 것이다. 태양이 저 혼자 떠서 뜨겁게 빛나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는 태양을 반드시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된 사람은 이제 더 이상 산이 두렵지 않다. 뜨거운 태양도, 차가운 달도 두렵지 않다. 그 모두가 하나님이 지으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래한다.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 산을 만드시고 해를 만드시고 달을 만드신 여호와... 내 인생을 만드시고 내 인생을 주관하시는 여호와.... 불꽃과 같은 눈초리로 우리를 감찰하시며 머리털 하나까지도 세신 바 되시는 여호와... 나의 아버지.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 순간, 산들이 주는 공포에서 해방된다. 그 놀라운 감격을 가지고 이렇게 외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케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그렇다. 하나님은 나를 지키시는 분이시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손 바깥에 있지 않다. 그분이 바로 나를 지키시는 분이신 것이다. 그것도 한 순간도 내게서 눈을 떼지 않으시고 지키신다. “여호와께서 너로 실족지 않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살다보면 정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만날 때가 있다.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런 순간 말이다. 꼼짝없이 넘어질 것만 같고 넘어졌다가는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그런 순간 말이다. 하지만 그 어떤 문제라도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해결하시고자 하신다면 문제될 것은 하나도 없다. 하나님은 나를 만드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또한 천지만물을 만드신 분이시고 그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작고 작은 손바닥이지만, 그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 우리는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손을 떼고 보면 그건 그저 작은 손바닥일 뿐이다. 문제가 내 눈을 가리면 그 문제에 사로잡혀 다른 것은 하나도 보이질 않는 것이 인생이다. 진주 목걸이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집착해서 10년 세월을 허비한 마틸드처럼, 우리 역시 인생의 문제에 직면하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그 문제에만 집착해버리고 만다. 하지만 성전을 향하여 올라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그의 눈앞에는 거대한 산맥이 있었다. 그건 정말 힘겨운 문제였다. 그러나, 그의 눈이 그 산을 넘어 산을 만드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순간,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시인은 아예 산을 넘어 해를 바라보고, 달도 바라본다. 그러나 하나님을 발견한 그에게는 이제 해도 달도 걸릴 것이 없다. 그는 하나님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웨슬리가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사업가를 만나게 되었다. 사업상 큰 어려움에 처한 그는 절망 가운데 빠져 이렇게 말했다. “지금 저는 돌아갈 길도 없는 큰 산 앞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너무나도 막막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웨슬리는 그 말을 다 들었으면서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거였다. 웨슬리는 그저 묵묵히 그 사업가와 함께 잠시 동안 같이 걸었다. 그렇게 얼마를 그렇게 걷던 그들 앞에 목장이 하나 보였다. 목장 안에는 소들이 모여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그런데 목장 한 쪽으로 긴 돌담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도 여전히 소들이 있었는데 담장이 가로막혀 있자 담장 밖을 보기 위하여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웨슬리가 말했다. “저 소들을 보십시오. 저 소들이 담장 곁에서는 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겠습니까?” “그야 담장 밖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사업가의 이 말에 웨슬리가 다시 말했다. “그래요. 인생도 앞을 볼 수 없을 때는 위를 바라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산이 막혀 앞이 보이지 않는가?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는 막막한 문제가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가? 누군가 도와주어야 할 텐데,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느껴지는가? 그건 내 삶이 욕심과 두려움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사슬들에 얽매여 있기 때문일 뿐이다. 가짜 진주목걸이에 사로잡힌 마틸드처럼, 그렇게 세상에 사로잡혀 힘들어하는 것이고 괴로워하는 것일 뿐이다. 앞이 막혀 보이지 않는다면 위를 바라보는 사람이 되자. 산이 막혀 두렵다면 산을 만드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신앙인이 되자. 뜨거운 땡볕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도, 하나님을 바라보면 내 우편의 그늘이 되어 주신다. 차가운 달빛에 금방이라도 얼어붙을 것만 같아도, 하나님을 바라보면 나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케 하신다. 그렇다. 하나님은 나를 지키시는 분이시다.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면서 나를 지키시는 분이시다. 천지에 그분께서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하나도 없다. 하나님께 가져가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너무나도 쉽게 해결될 것이다. 나 혼자서는 10년을 갚아도 다 못 갚을 진주 목걸이가 그 주인에게 가니 1분 만에 해결되었다. 내 힘으로는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산들도, 견딜 수 없는 낮의 해도, 밤의 달도 그것을 만드신 하나님과 함께라면 문제가 되지를 않는 법이다. 눈을 들어 하나님을 보라. 산이 아니라 산을 만드신 분을 보라. 거기에 해결이 있고, 거기에 기쁨이 있고, 거기에 진정한 만족이 있을 것이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너로 실족지 않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자라 여호와께서 네 우편에서 네 그늘이 되시나니 낮의 해가 너를 상치 아니하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 아니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너를 지켜 모든 환난을 면케 하시며 또 네 영혼을 지키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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