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긴 겨우내
말라붙어
죽은 줄만 알았지.
제 아무리
꼼지락 거려봤자
저기 저 높은 나무
타오르는 건
꿈조차 꾸기
어려워 보였지.
하지만
너희들 죽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
연둣빛 찬란한 빛깔로
나뭇잎보다 더 나뭇잎처럼
온통 뒤덮었네.
하나하나 보면
아직도 아가 손바닥
크기도 못 되는
수많은 작은 너희들
똘똘 뭉쳐
하나가 되어
기어코 큰일을
해내고야
마는구나.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교회를 이룬 것처럼
담쟁이
Poison Ivy.
덩굴 나무처럼 끈질기게
끈기 있게
끝까지
그분을 붙좇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