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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찜인고


우리 집 앞마당에

대략 25년된 대추나무가

한 그루 있다.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부터 공수되어

고센서광교회 창립 때 심었던 것인데

     

업스테이트 뉴욕이라

혹독한 겨울에 견디지 못하는 가운데서

유일하게 생존한 나무를

     

집으로 옮겨 심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큰 나무로 자라

집을 나설 때마다 바라보곤 한다

     

봄에 잎이 나고

여름에 꽃이 피면서 

많은 열매를 맺는다

     

가을이 되어 

빨갛게 익어가면

마음이 즐겁고 감사가 넘친다

     

어느 해인가 가지치기를 잘못하여

꽃이 피지 않았을 때

왠지 마음이 불편하였다

  

한 그루의 나무일 뿐인데도 

꽃과 열매가 있느냐 없느냐에

시비가 갈리는데 

     

이 가을에 주님께서 나를 바라보시면서

무슨 생각하실까

어떤 마음을 가지실까

     

좋은 열매 맺기를 바랐더니

들 포도를 맺혔도다

어찜인고 하신다면 나 어찌할까

     

두렵도다

이 가을

열매 익는 계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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