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이 지나니
입동이 눈 앞에
그리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 왔다
아직 더 걸어야 하는
시간인데
보내기 싫어
머뭇거리던
이 기슭
서릿발 성큼 다가오는 소리
아마도 간밤에
얼어붙던 강둑이 무너졌는가
근처 어리목까지는
흘러 넘쳤나
마침내 왔는가 싶었는데
아직은 단풍도
어색한 어중간인데
어느새 하얀 겨울로 떠날
채비 분주하구나
갈바람도 탕탕 기세를 부리더니
그새 칼바람으로
돌변했구나
야속한 세월이여!
들리는가
내 사랑
나의 사랑
이 가을과 생이별하는
노랫가락이
토닥토닥
설레발 떠는
엄살들이
희끗한 억새들
억억거리는 통곡들이
상고대 울컥거리는 낌새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