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대추 묘목을

옮겨 심으면 알알이

열매를 얻을 줄 알았다

좋은 사과 묘목을

옮겨 심으면

어느 땅에서도

주렁주렁

달릴 줄 알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병들고

벌레먹은 열매로

바람이 조금만 불어

흔들면

우수수 떨어져

땅에 뒹구른다

포도원에 무화과나무를 심었더니

와서 그 열매를

구하였으나

얻지 못했다

과원지기에게 이르되

내가 삼년을 와서

실과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버리라

어찌 땅만 버리느냐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이다

이후에 만일 실과가 열면이어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

단 한 번만

다시 기회를 달라며

간구하였으니

절로 열매를 얻을 것이다는

생각을 버리고

맡겨주신 사명에

힘과 정성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