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 소리

개구리 깨어나

팔짝 뛰는 날

열 계(啓)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의 칩(蟄)을

써서

계칩(啓蟄)이라

이후,

한무제(漢武帝)의 이름인

계(啓) 대신

놀랠 경(驚)을 써서

경칩(驚蟄)이라 했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천둥이 치고

그 소리에 놀란 벌레들

땅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는데

막상, 그런 날을

채 기다리기도 무섭게

어느 날

팔짝 뛰는 청개구리들이

잠자다가 일어났던

숨어 있다가 드러냈던

세상에 나왔다.


평소 저들의 심장에 문제가 있었나

협심증이거나

심근경색이거나

동맥경화거나

이명을 씻고

귀청을 열어봐도

맑은 하늘에

천둥(雷聲)은 커녕

놀랠만한 소리보다는

봄이 오는

주님의 은혜

세미한 소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