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성큼 다가온
이 계절
날은 추운데
햇빛이나
온도는 확연한 봄이다
지난 몇일 전
뉴욕의 고층건물들이 얼었고
도로와 사람들도
꽁꽁 얼어버린
도시였다
거리의 모든 것들이
앙상함을 드러내며
빈 택시와 승객 없는 버스들로
한가롭게 오갈 뿐
생기 없었다
거스릴 수 없는 운명적 계절이날까
허나 무엇으로 역전시켜
이 보다 더 깊은
생명을 불어넣어
바꿔 놓을까
봄이겠지
봄이 오면
모든 것에 은혜을 불어넣겠지
얼었던 것이 풀리고
묶였던 것들이 자유하리라
세대마다 철저하게 묶어놓은
철의 밧줄들
팽팽하다 못해
끊어지기 일보직전에
놓여던 것들
아슬아슬한 시간의 다리를 건너며
먹고 마시며 취하여 떨어져 봐야
죽기밖에 더하겠느냐
객기를 부리며
얼음 속에 뭍었던 운명적인 것들
봄이 오면
다 풀리겠다며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계절의 변화는
소망이다
하지만 겨울 물새처럼 얼음물 속에서
퍼덕이며 비상한다면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봄이 오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